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成大 공대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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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8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成大 공대 드림팀`
박남규 교수등 13명 대체에너지 연구
獨 켐서스켐, 이례적으로 동시 게재
한국 이공계 연구 현실에 대해 '쉬운 연구만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탁월한 연구성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드림팀'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성균관대 공대. 융합화학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독일 '켐서스켐(ChemSusChem)'지는 20일 '성균관대의 지속 가능한 화학(Sustainable Chemistry at Sungkyunkwan University)'이라는 제목의 특별호를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속 가능한 화학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켐서스켐은 지난해 영향력지수(IF) 7.657을 기록한 전 세계 상위 10% 이내에 들어가는 학술지다. 이 정도 수준의 저널에서 특정 학교 연구진을 모아 특별호까지 게재한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별판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의 박남규·정찬화·유필진 교수, 신소재공학부의 황동목·김상우·정현석 교수, 에너지공학과의 이영희·신현정·윤원섭·김성웅 교수, 기계공학부의 백승현 교수, 화학과의 정덕영·장종산 교수 등 총 13명의 논문·리뷰 13편이 수록됐다.
내용은 다양한 방식의 대체 에너지 관련 연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효율을 대폭 높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회티타늄석) 태양전지 관련한 새로운 연구내용을 포함해 2차 전지에 사용되는 축전 기술, 화학적인 변화를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 등이다. 그밖에 압력을 가하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압전소자를 더 유연하게 만드는 기술, 열을 가하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서모일렉트릭(Thermoelectric, 열전기) 등 각종 지속가능한 화학 기술들도 다뤄졌다.
이번 특별호 게재는 켐서스켐 측의 적극적인 제의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호의 초청 편집장을 맡은 박남규 교수는 "지난해 독일 국제광변환저장학회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했을 때 켐서스켐 측 관계자가 현장까지 찾아와 성균관대 내 선도적인 연구자 그룹을 모아 특별호로 다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성균관대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체에너지 분야 연구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특별호에 이름을 올린 성균관대 교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박 교수는 2012년 세계 최초로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창의적인 선도자)로서 지금도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며 전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인 이영희 교수나 황동목 교수 역시 탄소화학 분야 그래핀·나노튜브 등의 연구로 이름 높은 학자다. 탄탄한 연구진들을 중심으로 이미 성균관대의 국외 학술지 SCI 논문 수는 세계 100위권에 진입했고, 최근 5년간 교수당 논문 피인용지수도 7.08을 기록해 국내 사립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성균관대 특별판 발간 배경에는 남을 쫓아가는 2인자 '패스트 팔로워'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를 지향하는 연구 정신이 있었다는 평가다. 박 교수는 "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의 가시적인 실적을 내기 위한 안정적인 연구가 아니라 10~20년 내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예측한 파격적인 연구"라며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열심히 노력했다는 조건 하에 '성실한 실패'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산학협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기업 중심의 돈이 되는 기술만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앞으로 어떤 연구가 가능성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도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학교 측의 아낌없는 투자와 연구 지원도 도움이 됐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성균관대는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지난 1996년 43명에서 올해 19명까지 줄이고, 교원수는 대폭 늘리며 교수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연구비는 2959억원에 달해 국내 주요 사립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박 교수는 "국내도 이미 해외 못지 않게 과학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며 "사회전반적으로 창의적인 연구를 위해 국가·대학이 나서서 지원하고 연구자들이 노력하면 짧은 미래 안에 노벨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